CEO가 피곤한 이유가 뭘까?

CEO칼럼 2010/04/27 10:09

기업 혁신 연재칼럼 12탄
<혁신에 있어 CEO의 역할>
저는 공군장교로 군 복무를 했습니다만, 군 시절에는 무슨 일이건 벌어지면 가장 피곤한 것이 아래 직급입니다.
장교보다는 장병들이, 장병 중에서도 고참 보다는 졸병이 더 피곤합니다.

상명하복의 질서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런데 기업에서는 다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가장 힘든 것은 CEO입니다.
그 다음이 임원, 부서장 순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CEO에게 주어지는 책임의 무게는 막중합니다.
밖의 환경 변화를 감지해야 하는 책임, 구성원을 설득하고 동기부여 해야 하는 책임,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책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체크하고 독려해야 하는 책임 등등

CEO의 의도대로 잘 돌아가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다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런데 CEO는 본래 이렇게 피곤한 자리일까요? 
혹시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제 생각에는 둘 다 맞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본래 피곤한 자리이기도 하고,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먼저, 왜 본래 피곤한 자리일까를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나서는 것을 꺼려합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중간만 따라가자는 생각들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더욱이 그것이 힘들고 귀찮은 일이라면 더 그러겠지요. 아무튼 사람은 누구나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원합니다.
 
그런데 회사라는 조직은 귀찮고 어려운 일, 피곤한 일도 해야 합니다.
본시 변화, 혁신 이런 것들이 그런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일을 하게 만드는 정점에 CEO가 있지요.
그러니 피곤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CEO가 피곤할 수밖에 없는 이유 또 한 가지.
변화나 혁신은 언제 일어나나요?
이전의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일어납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그 부분이 변화와 혁신의 대상이 됩니다.

거꾸로 얘기해서, 변화와 혁신의 대상이 안 되려면 잘못을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든 남의 탓으로 돌려야 하지요.
이것이 자발적으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이고, CEO가 피곤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두 번째 의문인 CEO가 스스로 자초한 측면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CEO는 애초부터 직원들을 크게 신뢰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CEO만큼 고민하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대화해보면 고민의 깊이가 CEO만큼 깊지를 않습니다.

물론 CEO는 정보도 많이 가지게 되는 자리이고요. 그러다 보니 CEO가 가장 많은 해법을 가지게 되고, 
부지불식간에 CEO는 ‘직원들은 잘 모른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달리 얘기하면 불신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자기가 다 참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나서지 않으면 안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해 직원들은 CEO가 시키는 것만 합니다.
직원들은 CEO가 좋아하는 것만 합니다.
일사분란하고 매끄럽게 일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CEO는 역시 내가 나서야 일이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말이 다 맞는 줄 압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자기를 따르고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바쁘게 움직입니다.
CEO가 종횡무진 하니 직원들은 또 CEO만 바라보게 됩니다.
 
한 마디로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지요.
다음에는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글쓴이 : 강용구 CEO

임직원 모두가 자신의 아들딸들에게 자신 있게 입사를 권유할 수 있는 회사,
전 세계 모든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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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난다날아의 생각

    Tracked from flysky's me2DAY 2010/05/02 02:56  삭제

    CEO가 피곤한 이유 http://xenerdo.com/270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멜랑꼴리 2010/04/29 0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EO들의 슈퍼맨 증후군이라고 해야 하나요?
    모든 일에 다 관여해야 될 것 같은 조바심 같은 게 있지요.
    CEO들은 무슨 일을 더 할까가 아니라,
    무슨 일은 안해도 지장이 없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조직이나 자신의 건강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Favicon of http://www.pumpl.com BlogIcon 펌플 2010/05/17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좋은 글 잼있게 보고 있습니다.
    비전을 제시해 줄수 있는 CEO 가 멋진 CEO 아닐까요? ^^

  3. 느릿느릿 2010/05/17 15: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EO에게 보이기 위한 혁신의 모습이라면, 혁신의 동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데까지 이른 것이겠지요. 그래서 CEO는 "진짜 소통"을 해야 하고, "해야할 일"과 "하고싶지만 꾹 참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나 봅니다. CEO,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xenerdo.com BlogIcon 제너두_ 2010/05/18 0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CEO에게 요구하고 싶고, 해야한다고 말을 많이 하지만 정작 그 위치가 되었을때 결정하기가 정말 어려운 듯 합니다.ㅜ.ㅠ

  4. Favicon of http://honeyitworld.tistory.com BlogIcon 꿀캔디 2010/06/15 0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모르게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중3에 저희 학교 학생회 봉사부장을 맡고 있어서..
    학생회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주로 학교 행사부터 시작해서 각종 일들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ㅅ-
    그런데 하다보면.. 먼저 하려는 생각보다는 학생회를 담당하시는 선생님의 말씀대로만 움직이게 되더라구요..
    원래 학생회라는 의미가 학생자치인데.. 뭐랄까.. 이글의 CEO가 학생회 선생님,
    그리고 그 부하직원들이 각부 부장이 되는 느낌입니다.
    좀더 개혁을 하려면 '아랫것'들이.. 노력을 하면 오히려 금방, 더 쉽게, 빨리 될텐데
    한사람 (CEO)의 뇌로 일을 처리하려니...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CEO라는 싱글코어보다는 CEO에 딸린 수십,수백명의 멀티코어,혹은 쿼드코어쯤으로 비유가 될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xenerdo.com BlogIcon 제너두_ 2010/06/16 1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봉사부장이시면 참 바쁘시겠어요..ㅎ

      비교하신 부분이 딱 맞아떨어지시는 군요...

      그런 경험들이 사회에서 좋은 부분으로 작용할 것 같네요..ㅎ

    • Favicon of http://honeyitworld.tistory.com BlogIcon 꿀캔디 2010/06/16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엉겹결에 맡게 된 자리라서...
      이것저것 할일이 많습니다~ ㄷㄷㄷ
      반장+봉사부장 겸임인지라..
      이리저리 점심시간에 불려다닙니다~~ 헉헉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