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엄마를 감금한 파렴치한 불효녀?!
얼마전 집에 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제가 혼자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마침 외가집에서 제가 좋아하는 자두를 땄다고
가져다 주시겠다며 오신다구 하시더라구요.
이왕 오시는거 주말에 오시면 좋겠지만
주말에 제사가 있어서 제가 회사에 가는 평일에 오셨습니다
서울에 오신 어머니는 제가 회사에 가 있는동안 TV도 없는 방에서 혼자 쓸쓸히 청소를 하셨습니다.
사죄의 의미로 저는 집에 가자마자
TV가 없는 딸의 집에 있느라 놓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보여드렸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역시 저는 회사를 가고
어머니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에서 TV도 없이 제 방에 감금되셨습니다.
제가 회사에 있는 동안 어머니께 실시간으로 드라마를 보시라며
인터넷으로 드라마 보는 방법을 설명해 드렸는데,
어머니께서는 눈이 나쁘셔서 키보드의 깨보다 조금 더 큰 자판 글씨가 보이지 않으신다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어머니께서는 혼자 쓸쓸히 TV도 없는 방에 이틀이나 감금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친구들에게 '엄마를 집 안에 감금한 파렴치한 불효녀'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TV가 없는건 제 탓이 아니잖아요!
어머니에게 필요한건 스마트 TV
어머니께서 집에 내려가시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에 제가 결혼을 해서 어머니, 아버지와 멀리 떨어져 살게되면
제가 어떻게 사는지 밥은 잘 해먹는지
너무 궁금하실 텐데
이걸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지금처럼 인터넷 전화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해 보입니다.
저도 떠나고 제 동생도 떠나면
저희 부모님께서는 놓친 드라마는 어떻게 보실까요?
우리 얼굴이 보고 싶을때는 어떻게 하실까요?
인터넷을 사용하면 모든 일이 쉽게 해결되지만
그렇다고 눈 나쁜 엄마가 깨보다 조금 더 큰 키보드 글자를
더듬더듬 치시는건 너무 애처로워 보입니다.
커다란 화면에 뭐든 큰 글자로 나오고,
사용 방법이 단순하며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익숙한 물건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딱 하나 스마트 TV가 떠올랐습니다.
사실 제 입장에서는 스마트 TV가 그렇게 좋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TV는 잘 보지 않고 검색은 인터넷으로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눈이 어두우신 부모님께는 필요할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부모님이 스마트 TV를 사용하신다면..
만약, 부모님께서 스마트 TV를 사용하신다면 어떨까요?
우선 TV니까 화면이 크겠지요?
그리고 부모님께 익숙한 매체이니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TV에 부모님께서 즐겨 보시는 드라마를 단축키로 저장해 두면
일반 채널을 돌리는 것처럼 놓친 드라마와 예능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부모님을 위해 드라마를 알리는 글자들이 크게 나오거나,
아이콘화되어 나왔으면 좋겠네요.
기존의 IPTV의 다시 보기 기능은
글자가 너무 작아서 부모님께서는 그냥 기본 채널만 돌리셨거든요.
어째든 이걸 사용하면 부모님께서는
저나 동생이 없어도 놓친 드라마를 볼 수있겠지요?
생각만해도 뭔가 뿌듯합니다. ^^;
전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시느라
못보신 드라마와
예능(어머니는 예능 중 오직 하나! 세상에 이런 일이만은 놓치지 않고 보시는데 장사하시느라 잘 못보십니다)
을 보여드렸을 때 어린아이처럼 웃는 엄마의 얼굴이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아주아주 중요한 인터넷 전화도 할 수 있겠지요?
거기에 캠까지 달면 엄청 큰 화면으로 나와 통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저와 저희 가족은 인터넷 전화로 거의 매일 통화를 하고있습니다.
하지만 늘 손에 들고 있어야 하고 엄마와 통화를 하는 동안 동생이랑은 이야기할 수 없고,
동생이랑 이야기하면 아빠와는 이야기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이라는게 늘 뭔가 말을 하는건 아니잖아요.
그냥 거기에 있다는걸 보는 것만으로도 좋고 그런건데
전화는 목소리만 전달되니까 늘 뭔가 아쉽습니다.
부모님께 스마트 TV를 사드리면 꼭 캠도 사서 드려야겠어요.
그러면 저는 통화를 하는 동안 가족 전체의 모습을 다 볼 수있어 좋고,
저희 부모님은 제가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을 것 같습니다.
커다란 티비화면으로 제가 열심히 방청소 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꼭 보여드려서 제가 매일 청소하지만 머리카락이 제가 청소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떨어져서 머리카락이 많은거라는걸 증명하고 싶군요)
제가 없는 동안 늘 맛있는 반찬을 먹는다는 가족의 저녁 반찬도 구경하고 싶습니다.
온 가족이 팬더처럼 늘어져 거실을 딩굴거리는 모습을 보며
저도 거기의 일원이라는걸 느끼고 싶구요.
이거 말고도 부모님께서 장사를 하시니
카페나 트위터를 통해 장사를 홍보할 수 도 있고,
아버지께서 찍으신 사진과 동영상도 TV를 통해
제가 계속 보낼 수 있을 것 같고...
할 수있는 것들을 계속 생각하다 보니
정말 스마트 TV는 없어서는 안될 것같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주문해야겠어요!
불효녀는 웁니다;ㅅ;
아..그런데 가격이...
그래요. 아직 제가 결혼한 것도 아니고
집에 동생도 있으니 동생이 인터넷으로 엄마가 보고싶은 드라마는 찾아 줄 겁니다.
아직 스마트 tv로 쇼핑을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엄마는 리모컨으로 이것 저것 찾는 것도 귀찮으실테니 음성인식이 되는..
그거 말고도 실시간으로 방송 공유도 되고 또..
어째든,
좀 더 완벽한 스마트 TV가 나오면..
그때 꼭 사드릴게요!
하아.. 오늘도 이렇게 불효녀는 웁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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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2010/08/02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들 참 잘 쓰시네요.
쏙쏙 들어옵니다.
재미도 있고요.
제너시스템는 글쟁이들만 뽑나봐요.
글쟁이들만 뽑으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죠?ㅎㅎ
필진들이 하나같이 글을 맛깔나게 작성하십니다~~^^
코맙습니다...@.,@/
무엇보다 제너시스템즈엔 효녀효자 분들께서 정말 많은신듯 ^^
흠...저분들은 효녀가 맞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