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시스템즈



소통, 관점의 변화
죽은 시인의 사회
감독 피터 위어 (1989 / 미국)
출연 로빈 윌리엄스, 로버트 숀 레오나드, 에단 호크, 조쉬 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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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를 보면 중간에 흥미로운 한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키팅 선생(로빈 윌리엄스 분)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책상위로 올라서는 장면인데요, 거기서 키팅 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책상에 올라선 이유는 사물을 끊임없이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란다. 여기서 보면 세상이 아주 달라보이지… 어떤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너희는 그것을 다른 시각에서 볼 줄 알아야 해. 비록 그것이 틀릴 수도 있고 때로 바보 같아 보일지라도 말이지.”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한 건 바로 ‘관점’일 것입니다. 키팅 선생은 아이들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갖길 원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만 세상을 볼 것이 아니라 책상 위에서도 세상을 보길 원했습니다.

‘관점’, 이것은 비단 사물의 이해에서뿐만 아니라 사람간의 ‘소통’에서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진정한 ‘소통’은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관점’의 뜻이 무엇입니까? 바로 ‘서 있는 곳(standpoint)’입니다. ‘입장’ 또는 ‘처지’로도 풀이될 수 있습니다. 흔히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고 하지 않습니까? 한자성어로는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하죠. 이것이 바로 ‘관점’의 변화입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의 관점에서 볼 수 있고 학생이 교사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면 소통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장이 직원의 눈을 갖고, 직원이 사장의 눈을 가진다면 사장과 직원간의 소통은 원활할 것입니다.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도 이 원리는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소통이 강조되고 있고 소통에 대한 많은 이론과 기술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통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런 ‘관점’의 변화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술, 소통의 대상
소통과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곳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가정 등 어디 한군데 빼놓을 곳이 없습니다. 특히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소통의 비중은 대단히 높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는 소통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비단 비즈니스뿐만이 아닙니다. 기술도 소통입니다.

기술이 기술 자체로 의미 있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기술은 오로지 개발자들의 영역이었고 개발자들의 목표는 기술 개발뿐이었습니다. 그 때는 기존의 기술적 장벽을 넘어 더 새롭고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그 기술이 누구에게, 무엇을 위해 쓰일 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기술이 귀한 때에 사람들은 그 기술의 혜택을 얻기 위해 그것을 개발한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야 했습니다. 개발자가 그것을 어렵게 얻었으니 그것을 누리는 자도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이치였습니다. 대부분의 기술이 개발자의 눈높이에서 개발자의 언어로 전달되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기술은 어려웠고 또 어려워야 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이 가속화되고 이로 인한 경쟁이 심해지자 기술에도 본격적으로 시장의 원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바로 수요와 공급의 원리죠. 지금은 기술로 만든 제품을 사고 팔며, 기술 자체를 사고 파는 시대입니다. 순수 학문으로서의 일부 기술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기술은 시장에서 제품의 형태로 사람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품화 되지 못하고 학술 논문이나 특허 명세서 안에만 남아 있는 기술은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이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급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기술을 찾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기술이 사람을 찾아가야 합니다. 기술은 이제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사용자의 언어로 자신을 알려야 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거기에 맞추어야 합니다. 여기서 위 기술 소통(Technical Communication)이 시작됩니다.



기술 소통이란
기술 소통은 기술과 사람간의 소통입니다. 또한 기술을 만든 사람과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의 소통을 말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기술하면 ‘기술 개발’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 ‘기술 소통’이 더해졌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개발만으로 살아남기 어려워졌습니다.

소통하지 않는 기술은 결국 사람들이 외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술을 개발한 사람(개발자)과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사용자)이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릅니다. 개발자는 기술 자체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사용자는 그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그 기술이 혹은 그 제품이 내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그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만 있다면 그만입니다. 같은 기술이라면 사용자는 쉽고 간편한 쪽을 선택합니다. 물론 아직도 공급이 부족한 몇몇 기술 분야에서는 옛날 방식이 통하고 있습니다. 굳이 눈높이를 낮추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알아서 어려운 기술을 배우고 따라옵니다. 하지만 그런 영역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사람들은 기술이 사용자의 언어로,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표현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입니다.



이처럼 기술 소통(Technical Communication)은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이 아닌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 기술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전달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발자가 개발과 소통을 모두 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많이 아는 것과 그 아는 것을 정확하고도 쉽게 전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Technical Communicator, 이하 TC)의 역할이 등장합니다. TC는 개발자(공급자)와 사용자(수요자) 사이의 매개자입니다. 그는 어려운 기술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 사용자의 언어로 그 기술을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기술 소통의 분야는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제품으로 따진다면 기획에서부터 설계, 생산 그리고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단계에 이 기술 소통(TC)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소통의 수단으로는 말과 글, 그리고 각종 매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알려진 기술 소통의 수단은 ‘문서’입니다. 문서의 측면에서 기술 소통을 바라본 것이 바로 테크니컬 라이팅(Technical Writing, TW)이고요. 테크니컬 라이팅은 기술 소통(Technical Communication)의 한 분야입니다.

전문적으로 테크니컬 라이팅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테크니컬 라이터라고 합니다(좁은 의미에서 테크니컬 라이터는 ‘Manual Writer’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제품의 공급자와 제품의 수요자가 소통하는 중요한 문서 매개체가 제품 매뉴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테크니컬 라이터만이 테크니컬 라이팅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 ‘테크니컬 라이팅’입니다. 제품을 기획하는 사람에서부터 제품을 개발하는 사람, 제품을 파는 사람까지 모두 테크니컬 라이팅이 필요합니다. 테크니컬 라이팅의 결과물로는 각종 기술 규격서, 데이터 시트, 제품 매뉴얼에서부터 업무 메일, 제품 소개 자료, 보고서, 제안서, 번역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렇게 테크니컬 라이팅이 적용된 문서를 통해 기술의 전수, 기술의 소개, 기술의 활용이 원활히 이루어지게 됩니다.


서구 문화권, 특히 미국의 경우 이 기술 소통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기술 소통이 하나의 학문으로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기술 소통이라는 분야가 생소합니다. 전보다는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도 ‘그게 뭐지?’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죠. 나름대로 기술 선진국임을 자처하는 우리가 이 ‘기술 소통’ 분야에서는 더딘 까닭이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다분히 문화적인 요인이 작용합니다.

다음편에 또 이야기 하지요.^^;



글쓴이 : 커뮤니케이션센터 TW팀 이권우 차장
언젠가 양지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길 기대하며 오늘도 음지에서 일하는 무명의 기술 소통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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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예스비™ 2009/12/01 1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생각하고 곱씹어야 하는 글이네요.
    소통이란 단어가 너무나 크게만 느껴지네요.
    새달에는 더욱 번창하는 제너두가 되세요~

    • 이권우 2009/12/01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 소통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데 정작 그것을 정의하려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최근 '아이폰' 국내 출시와 맞물려 이동통신업계가 시끌한데요, 이 '아이폰'이야말로 '기술 소통'이 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아닐까 싶네요. 바로 사용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제품이죠. 현재 경쟁 기업들이 주로 기술적 우위(높은 사양, 많은 기능)의 제품을 내세우며 대항하고 있는데 귀추가 주목됩니다. ^^

  2. 울랄라 2009/12/01 1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쉽지 않지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ㅎㅎ 제너 기업 블로그엔 신경 쓴 특이한 컨텐츠가 많은 듯...ㅋ^^

  3. BlogIcon wonside 2009/12/01 1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업무때문에 제대로 못 읽었는데,
    퇴근후 진중하게 읽어 봐야겠어요~^^

    유익한 콘텐츠가 많아지는 제너두 화이륑입니닷!!ㅋㅋ


제너 창립 10주년이 다가온다. IMF 외환위기 칼바람이 채 누그러지지 않았던 2000년 2월. 괜찮은 보수의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올 때는 희망 반 두려움 반이었다. 한 직장에서 한 솥밥을 먹던 식구 아홉에 다른 인연으로 만난 두 명까지 모두 11명.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용감했었던 것 같다. 무모하리만치.

 

용감한 출발

1995년 데이콤에 입사한 뒤 지능망 프로젝트를 맡아 비교적 잘 풀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마음속에 씨앗 하나가 뿌려졌다. 원대한 꿈의 씨앗이라고 하기엔 좀 쑥스럽고, 객기 같은 것이 발동했던 것 같다. 차세대 통신 분야의 글로벌 리더 컴퍼니를 만들어 내 손으로 만든 제품을 전 세계에 깔아보고 싶다는 것.

 

86 년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년간의 허송세월, 공군장교 복무와 대우통신, ETRI를 거쳐 데이콤에서 과장이 되는 데까지 14년이 걸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 졸업 후에 7년 정도면 되는 과장까지 두 배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느긋하게 소걸음으로 살아오던 내가 창업 결심은 어떻게 빠르게 할 수 있었는지.

 

확신, 사람, 기술적인 비전

나는 지금도 네 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얘기한다. 첫째는 확신이 있었다. 어떤 확신? 언젠가 전 세계의 통신이 인터넷 기반으로 바뀔 것이라는 확신. 둘째는 사람이 있었다. 어떤 사람? 어려움과 두려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 셋째는 기술적인 비전이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는 모르지만 함께 시작한 사람들의 능력이면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 누구보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끝으로, 현실적인 고려도 있었다. 큰 회사의 일원으로 일한다는 것이 더 이상의 비전을 만들어주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만들어지게 될 가치에 상응하는 보상이 바로 그것이었다.



You never give-up!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2003년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에 인터넷 전화 핵심부품인 소프트 스위치(SSW)를 처음 납품할 때까지 3년 동안은 일감이 거의 없었다. 당연히 매출액도 제로에 가까웠다. 그 당시에 내 머릿속에서 가장 많이 맴돈 말은 You never give-up!, You never give-up! 이었다. 윈스턴 처칠이 옥스퍼드 대학에서 한 단 두 마디의 졸업 연설.


 

회사 그만두기 잘했다?

아직 10년 전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 한참을 더 가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시작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그것의 성공 여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꿈과 희망이 녹아 있고, 고뇌와 결단이 배어 있다. 좀 더 거창하게 얘기하면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그 안에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제는 이미 시작한 사람으로서 늘 조마조마한 책임감이 있다. 지금 내리는 선택과 결정이 20년, 30년 후 제너에 몸담고 있을 후배들과 그 가족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하면 두렵기까지 하다.

 

회사를 계속 다녔다면 이런 짜릿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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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은하철도 2009/06/30 1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you never giveup이란 말이 인상적이네요.
    그런데 지금은 행복하실까?

  2. 리미트 2009/06/30 1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제너시스템즈의 사장님은 참 멋있는 분 같습니다.

  3. 폭풍의 언덕 2009/06/30 1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you never give up이란 말이 인상적이네여.
    포기하지만 않으면 길은 열리는 것 같습니다.

  4. 꿈의 대화 2009/06/30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사 관두는 사람 많아져야 함다.
    그래야 실업자 구제되고, 대한민국 경제도 발전함다.

  5. 욕망 열차 2009/06/30 14: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대로 다니셨으면,
    혹 압니까? 지금 데이콤 사장이 되셨을지....

  6. ownzone 2009/06/30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많이 하셨내요 지금 대부분의 주주가 고생하듯이..
    나중엔 꼭 사장님도 주주들도 다 성공했으면 합니다.

    • BlogIcon xenerdo 2009/06/30 1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성공이 목표이지만 그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쭉~ 성공하는 회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 2009/09/07 2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8. 일편단심 2009/09/14 15: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가를 보니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듯합니다
    부디 제너직원은 물론 주주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제너가 되길 빕니다